내 마음부터 따뜻하게 위로해주자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로 ‘빚투'(빚내서 투자)까지 하는 ‘뇌동매매'를 해 큰 손해를 보고 좌절감에 힘들다’는 고민을 접했다.
포모는 ‘매진 임박’처럼 공급을 제한해 물건을 빨리 팔려는 마케팅 기법을 뜻했는데, 최근에는 투자 등에서 ‘모두 돈을 버는데 나만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상대적 박탈감을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다. ‘뇌동매매'는 ‘부화뇌동’과 ‘주식매매'가 합쳐진 말로 충분한 준비 없이 남의 말에 휩쓸려 하는 투자의 위험성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상대적 박탈감이 주는 불안은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뇌동매매 같은 위험 행동을 일으켜 좌절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상대적 박탈감이나 좌절의 감정 경험을 잘 처리해야 실수의 반복을 막을 수 있고, 실패의 경험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상대적 박탈감이나 좌절로 힘들 때 보통은 자신을 비판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다 잘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면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보다는 ‘자기 연민'(Self-compassion)의 자세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있다. 내 마음을 향해 다정하게(kind), 운과 실력이 나빠서가 아니라 누구든 살다 보면 실패는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해해주는(Understanding)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또 불편한 감정을 너무 억누르지 않고, 또 반대로 그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삶의 하나의 경험으로 느끼도록 용기(encourage)를 주는 것이다.
실수로 좌절을 경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사례가 있다. 한 그룹은 자기 연민의 마음으로 글을 쓰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자신의 강점을 부각해 자아를 팽창시키는(self-esteem-boosting) 형태로 글을 쓰게 한 뒤 비교했다. 그 결과 자기 연민의 태도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자기 연민 연습의 시작으로 내 마음을 꺼내어 내 친구라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까운 친구가 좌절을 겪을 때 보통은 다정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용기를 주려 한다. 친구한테는 이런 연민의 태도를 취하면서, 내 마음을 향해서는 과하게 비난하거나, 과하게 힘을 북돋우려 할 때가 많다.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내 인생의 파트너이자 친구는 내 마음이다. 내 마음부터 따뜻하게 연민해주자. 내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 쓰기도 도움이 된다.
출처 :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45] 내 마음부터 따뜻하게 위로해주자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조선일보, 2021.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