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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대다수가 책 읽는 '문화 선진국'을 위하여

 

김형석의 100세 일기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조선일보, 19.6.29)

 

지난 100년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100년을 예상할 때 우리는 어떤 대한민국을 꿈꾸어 볼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부강한 나라가 꿈이었다. 평화를 지키려는 유엔(UN)의 노력도 있으니, 앞으로는 경제적 안정을 넘어 문화적 선진국을 향해 경쟁하게 될 것 같다.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인류 문화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한 국가들은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이었다. 그들의 영향으로 인류는 문화의 태양 아래 정신적 혜택을 받아왔다. 그 나라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국민의 절대다수가 100년 이상 독서를 했다'는 사실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은 영국보다 선진국이었으나 독서의 토양이 없었기 때문에 탈락했다. 여행을 해보면 안다. 멕시코에서 브라질까지 중남미를 보아도 독서하는 나라가 없다.

 

아시아는 어떠한가. 일본만이 독서 국가로 성장했다. 중국은 공산국가가 되면서 인문학을 배제했기 때문에 독서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소련(러시아)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는 우리가 독서 국민으로 성장해 아시아의 문화적 선도국이 되어야 한다. 일본과 한국에 주어진 책임이다.

 

우리에게는 또 하나, 문화 국민으로서의 가능성이 주어져 있다. 세계에는 수천의 언어가 있었는데 그 대부분이 사라져 버렸다. 부족들이나 좁은 지역에 국한되어 있던 방언들은 큰 사회로 흡수되면서 자취를 감추었다. 인류의 교류가 많아지고 매스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인구가 적은 사회의 언어도 소멸되었다. 타이완 원주민의 경우처럼 문자가 없는 언어는 존속하기 어렵다. 지금은 언어까지 소멸해 중국 문화권으로 흡수되어 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나라는 스위스다. 그러나 스위스 문자가 없기 때문에 프랑스 문화권과 독일 문화권으로 나누어져 있다. 최근에는 영어 문화권으로 변질되어 가기도 한다.

 

세종대왕 때 한글이 창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독립된 문화권으로 존립할 가능성이 희박했을 것이다. 한글 문화권은 겨우 명맥을 이어오다가 100년 전 3·1운동을 계기로 교육의 국민적 성장이 가능해지면서 오늘날 한글 문화권이 인정받게 되었다. 지금은 일본, 중국과 더불어 우리 문화권이 아시아를 영도해 가고 있다. 앞으로 100년은 한글 문화권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문화권에 진출하고 기여하는 역사적 변화의 시기로 열려 있다.

 

그 책임은 예술을 포함한 인문학의 육성이다. 독재국가나 공산국가가 인문학을 배제했고, 교육을 정치적으로 통제하는 나라가 정신적 자유를 약화시켰다는 역사적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문화는 정치의 목적이지 수단이 아니다. 자유와 인간애가 인문학과 문화의 원동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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