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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퇴임 교원 사회 공헌과 세대 협업

  

                                                                                                                          조  희  연     서울시교육감

문화일보 : 2019. 6. 19()

 

      얼마 전만 해도 ‘100세 시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논의가 무성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120세 시대 또는 150세 시대라는 말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앞으로 바이오기술(BT)의 비약적 발전이 이뤄지고 병목 지점에 있는 인공장기기술에 돌파구가 열린다면, 인간 수명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문제는 인간 수명이 비약적으로 길어지는 속에서 사회·경제적 삶의 선순환 체계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최근 정년 연장논의가 있지만). 최근 60+ 40세의 순환 구조를 60+ 20+20세로 바꿨으면 하고 생각하게 된다. 물론 60+ 10+ 30세가 돼도, 또는 65+ 15+ 20세가 돼도 무방할 것이다. 요즘처럼 갑작스럽게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속에서 40년을 생산적으로 살고 나머지 40년을 젊은 세대의 어깨 위에서 공동체의 무조건적 지원을 받으며 사는 체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퇴임 교원 교육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만들어 다양한 교육 경험을 쌓은 퇴임 교원들이 교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교육 봉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20164월 출범한 교육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는 현재 2000여 명의 퇴임 교원이 등록돼 있으며, 70여 개에 이르는 봉사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퇴임 교직원의 전문성을 활용해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 대한 지원, 학교 텃밭 가꾸기나 조경, 학교 회계 컨설팅, 독서 활동 지원, 동요 교육, 새내기 교사 상담 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봉사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2017년에는 여성가족부에서 돌봄의 내실화에 퇴임 교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해 와서 업무협약을 맺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는 코딩교육 등 다양한 업무에 퇴임 교원들이 참여하기로 업무협약을 하고 이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자원봉사를 넘는 직무활동도 가능할 것이다.

가끔 현직이 하고 있는 업무의 30% 정도를 퇴직자들의 인력을 통해서 하도록 하자. 현직의 업무를 덜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분업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장기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속 근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분리해서, 퇴임 교원이 월·화 오후를 일하고 수요일 쉬고, ·금 오후에 일하는 직무를 다수 만들었으면 한다.

이를 사회공헌 직무또는 사회공헌 노동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것은 꼭 교육 영역에만 한정되지는 않고 국가적 수준에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우려가 있을 수 있다. , 퇴직자가 이런 봉사 활동을 하거나 사회 공헌 직무를 수행하게 되면,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기우(杞憂)일 뿐이다.

퇴직자들이 담당하는 직무는 거의 대부분 신규 진입자가 담당할 수 없는 직무들이다.

또한, 길게 보면, 어차피 퇴직자들의 연금이나 생계 부담은 젊은 세대가 짊어지게 돼 있다.

젊은 세대가 하는 사회·경제적 생산 활동에 퇴직자가 기여하는 순환 구조를 만든다면, 오히려 큰 틀에서는 젊은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된다.

 

이제는 정년 연장 문제만 논의할 게 아니라, 퇴직자들의 역량, 특히 전문적 역량을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 순환 체계 속에서 중요한 생산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평균수명이 갈수록 길어지는 BT의 시대에 퇴임 세대와 현직 세대가 미래 세대를 위해 협업(協業)하는 새로운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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