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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 곳 없어코로나 위험에도 지역센터 찾는 아이·노인들

 

구본우, 이영빈 기자(조선일보, 20.3.11)

 

 

             - 돌봐줄 사람 없는 취약계층 아동, 개학 미뤄지자 지역 공부방 향해

             - 노인센터도 95%가 정상운영

             - "밀폐된 좁은 곳에 모여있어 우려체계적인 방역 관리 이뤄져야"

 

 

10일 오전 '코로나 확산에 따라 휴원한다'는 안내문이 붙은 서울 중랑구의 한 지역아동센터 출입문을 열고 마스크를 낀 초등학생 A(13)군이 들어왔다. A군은 33(10)가 조금 넘는 공부방에서 또래 아이 다섯 명과 모여 앉아 수학 문제를 풀었다. 아동센터 교사가 자꾸 마스크를 벗는 아이들에게 "대화할 땐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A군은 "집에 할머니밖에 안 계신다. PC방에 가는 것보다 센터에 나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저녁 7시가 돼서야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어린이 22명이 센터를 찾았다. 우한 코로나 사태 확산 전(24)보다 딱 두 명 줄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민간과 공공의 각종 시설들이 잇따라 운영을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취약계층 어린이와 노인들을 위한 돌봄시설 상당수가 코로나와 무관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어린이(11951) 10.2%11314명이 코로나 확산 이후에도 여전히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나흘 뒤인 지난달 27일 모든 지역아동센터(4180)에 휴원 지시를 내리고,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서만 '긴급 돌봄' 신청을 받아 어린이들을 등원시키도록 했다. 긴급 돌봄을 신청해 나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정상적으로 돌보기 어려운 상황인 경우가 많다. A군과 같은 센터에 다니는 B(10)양은 아버지가 한국말이 서투른 외국인 근로자이고 어머니는 장애인이라서 학교 공부와 숙제 준비를 할 때 센터 교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다.

 

    구로구의 지역아동센터도 휴원 지시 후에도 원생 600여명 중 130여명이 정상 등원하고 있다. 부모가 이혼하거나 가출한 조손 가정, 아이를 돌볼 형편이 안 되는 맞벌이 가정 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어린이의 70% 이상이 이처럼 한 부모·다문화·조손 가정이나 저소득층 가정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을 돌봐주는 노인 주야간보호센터(노인센터)도 정부의 휴관 권고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정상 운영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7일 기준 전국 노인센터 4179곳 중 190여곳(4.5%)만 문을 닫았다. 정부의 휴관 권고 조치가 거의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휴관하는 센터에 한해 평소 수익의 42~60%를 지원하는 한시적 대책을 마련했지만, 많은 운영자들은 "공단 지원책으로는 임차료와 관리비 내기에도 빠듯하고, 이용자들도 정상 운영을 원하고 있어 휴관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부산의 한 노인센터는 이달 초 정부 지침에 따라 휴관했다가 "언제 문을 여느냐"는 맞벌이 보호자들의 전화가 빗발쳐 9일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코로나 확산에도 정상 운영 중인 어린이·노인 돌봄시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감염병 관리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용자들이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몇 시간씩 밀착하는 형태로 운영 중인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센터들이 방역 횟수를 늘리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등 감염원 차단에 부심하고 있지만, 불안해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대전의 노인센터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하루 종일 다닥다닥 붙어 앉아 계시다 집에 간다. 만약 한 명이라도 가족으로부터 바이러스를 옮겨 온다면 모두에게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어린이를 돌보는 센터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어려움은 '마스크'. 정부가 다중이용시설 대응 지침에서 손소독 철저, 소독업체 위탁, 마스크 착용 등 세 가지를 강조했지만, 센터를 찾은 어르신·어린이 이용자 중 상당수가 답답하다며 마스크를 자꾸 벗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북 지역의 노인센터 원장은 "숨 쉬거나 말하는 게 불편하다며 마스크를 벗으려는 어르신이 많다""마스크를 턱까지 내리면 다시 요양보호사가 코까지 끌어올리는 식의 승강이가 벌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1/20200311002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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