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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의 과거, 현재, 미래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조선일보 2022.10.04.)

 

팬데믹 시기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마스크는 누가 발명했을까? 중세와 근대 유럽에 페스트가 창궐할 때, 의사들이 새부리 마스크를 쓰고 환자를 치료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최근에 역사학자들이 당시 사료와 그림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당시 유행한 페스트 방역에 새부리 마스크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히려 이 새부리 마스크는 페스트의 위협이 거의 사라진 18~19세기에 과거나 다른 지역의 역병을 어둡게 묘사하는 데 광범위하게 등장했다.

 

1836, 영국인 의사 줄리우스 제프리스(Julius Jeffreys)는 헝겊 사이에 금속 격자를 넣어 코와 입을 가리는 레스피레이터(respirator)’를 발명했다. 레스피레이터는 그 생김새가 마스크와 같았지만 용도가 달랐다. 지금의 마스크는 병균의 이동을 차단하는 게 목적이지만, 레스피레이터는 헝겊으로 덮인 입과 코를 따듯하게 유지해서 폐렴이나 폐결핵을 치료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비말의 차단이 아니라, 환자의 치료를 위한 물건이었다.

 

레스피레이터는 동양에서 호흡기라고 불렸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홍콩, 만주, 일본에서 폐페스트 같은 역병이 발생하자 중국과 일본의 의사들은 금속 격자 대신에 젖은 스펀지나 거즈를 여러 겹 댄 호흡기로 얼굴을 가린 채 환자를 돌보기 시작했다. 중국의 젊은 의사 우롄더(吳連德)가 이를 발명했다고 알려졌지만, 그가 페스트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의사들은 이미 마스크를 쓴 채로 일하고 있었다. 미국인 의사 헨리 스트롱(Henry Strong)은 동양에서 사용되던 이 거즈 호흡기를 마스크라고 명명했고, 이후 마스크는 스페인 독감 기간에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마스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불과 2년 전에 마스크 대란을 겪었다는 게 낯설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매달 1200억장의 마스크가 버려진다. 3개월 치 마스크 쓰레기를 모으면 5500t이라는 분석도 있고, 땅에 묻힌 마스크의 플라스틱 필터가 썩는 데 450년이 걸린다는 보고도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서서히 끝나가는 지금, 마스크를 잘 쓰는 것보다 잘 버리는 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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