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기로 무릎 강화… 내려올 땐 승강기 타세요

by 작은의자 posted Sep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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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오르기로 무릎 강화내려올 땐 승강기 타세요

정형외과 의사의 무릎 관절염 극복기

 

서동원정형외과 전문의(조선일보 2021.09.09.)

 

필자는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두 과 수련 전문의로서, 지난 20여 년간 무릎 질병을 고치는 의사로 살아왔다. 진료실에 온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질환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무릎 위아래 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 손상돼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절염 앞에 붙은 퇴행성이라는 단어 때문에 노년기 질병으로 여기는데, 40~50대 환자도 적지 않다. 젊은 시절 발생한 연골판 파열이나 인대 손상 등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무릎 불안정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조기에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내가 그랬다. 학창 시절, 축구하다 다친 전방십자인대를 제때 치료하지 않은 것이 지금의 나를 관절염 환자로 만들었다. 정형외과 의사가 된 후 의학 지식과 진료 경험을 동원해 내 무릎 관절염도 다스리고 있다.

 

필자가 꾸준히 맞고 있는 무릎 주사가 있다. 무릎 관절 안으로 쏴주는 히알루론산 연골 주사다. 외래에서 1분 안에 맞을 수 있는 간단한 주사다. 히알루론산은 연골의 주성분으로 손상된 연골을 때워주고, 윤활제 기능을 한다. 관절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통증을 줄여준다. 연골 마모를 더디게 함으로써 무릎 관절염이 진행되는 것을 늦춰주는 효과가 있다. 연골 주사는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씩 맞는 것이 좋다. 엑스레이상 무릎 관절염으로 진단하면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환자는 1~2만원 내고 맞을 수 있다. 가성비 좋은 관절 보호제라고 보면 된다.

 

다년 진료 경험상, 인대 손상이 있었거나 수술을 받은 적이 있거나, 인공 관절 수술을 받기에는 아직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6개월 주기를 고수하기보다 더 짧은 주기로 연골 주사를 맞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무릎 인대와 힘줄 손상에는 콜라겐 주사도 효과적이다. 콜라겐은 뼈, 근육 등을 이루는 단백질 성분이다. 인대나 힘줄은 혈관 분포도가 낮아 혈액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 성분을 주입해주면 콜라겐이 증가해 빠른 회복 효과를 볼 수 있다.

 

연골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려면 꾸준히 근력 강화 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무릎을 굽히고 펴는 힘을 관장하는 허벅지 근육을 키워야 한다. 무릎이 받는 하중을 줄여 주어 관절 안정성이 높아진다.

 

필자 역시 평소에 이 근육 강화를 위해 애쓴다. 계단만 보이면 오른다. 다만 계단 내려올 때는 무릎에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진료실에서 보면 슬개골이 무릎을 쓸 때마다 바깥으로 어긋나는 대퇴-슬개 관절염 환자가 의외로 많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슬개골이 바깥으로 어긋나지 않게 잡아주는 보조기 착용을 권한다. 필자도 그런 증상이 있어서 걷거나 운동할 때는 스스로 고안한 보조기를 찬다.

 

과체중이 되면 무릎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나 역시 무릎 건강을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당분이나 고칼로리 음식은 피하고, 단백질 비중을 높게 섭취하는데, 새우, , 아보카도, 강황 등 연골에 좋은 음식은 꼭 챙겨 먹는다.

 

많은 환자가 무슨 영양제를 먹으면 연골에 좋으냐고 물어본다. 관절 영양제로 MSM,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등이 나와 있는데, 해당 영양제는 각각의 상태를 고려하여 꾸준히 섭취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성분들은 연골을 구성하는 물질 생산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콘드로이친은 건강보험 적용 약물로도 인정받았다.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져서 인공 관절 등 수술 치료 말고는 답이 없는 환자들을 보면 동병상련 심정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런 경우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기에 지금의 관절염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무릎 관절에 좋은 것과 나쁜 것 잘 가려서 실천해야 한다<그래픽 참조>. 지금 무릎으로 잘 버텨서 100세까지 쓰는 게 내 목표다. 노력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본다. 서동원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전문의, <무릎, 아는만큼 오래 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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