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처럼… 병원 자주가면 실손보험료 최대 4배
4세대 실손보험 7월부터
유소연 기자(조선일보 2021.05.30.)
7월부터 보험금을 많이 탈수록 다음 해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비싸지는 4세대 실손보험이 도입된다. 무사고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깎아주는 자동차 보험처럼 병원에 덜 갈수록 보험료가 내려간다. 또 난임이나 치료가 필요한 여드름 등 불가피한 질환에 대한 보장은 확대되는 반면, 도수치료 등 과잉 의료가 지적됐던 항목은 보장이 제한된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실손보험 개편을 반영하기 위한 표준약관을 개정한다고 30일 밝혔다.
◇도수치료 최대 연간 50회까지만 보장
바뀐 표준약관은 필수 치료인 주계약(급여) 보장은 늘리고 선택사항인 특약(비급여)에 대해선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되도록 했다.
보험금 누수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도수치료의 경우 기본적으로 10회까지만 보장하되, 증세가 완화될 때에 한해 추가로 10회씩 연간 50회까지 보험 청구가 가능해진다. 증세 완화를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은 추후 정하기로 했다. 현재 1,2세대 실손은 연간 180회, 3세대 실손은 증세 완화 조건 없이 연간 50회까지 보장된다.
과잉 의료 논란이 있던 비타민 수액 등 비급여 주사제도 식약처가 정한 치료 목적으로 사용됐을 때만 보장된다. 외모 개선을 위한 양악수술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약관에 명시된다. 씹는 기능이나 발음 개선 목적이 아닌 수술은 기존에도 보장에서 제외됐으나 약관이 불명확해 민원이 잦았었다.
한편 필수 치료에 대한 보장은 확대된다.
보험 가입일로부터 2년 후부터는 습관성 유산이나 불임, 인공수정 관련 합병증 등이 급여 항목으로 보장된다. 임신 중 보험에 가입하면 출산하는 자녀의 선천성 뇌질환을 보장하는 내용도 추가된다. 여드름 등 피부 질환도 치료 필요성이 인정되면 보장받을 수 있다.
◇보험료 5% 할인은 3년 뒤부터 가능
4세대 실손보험에서는 비급여 항목을 얼마나 이용했는지에 따라 보험료 구간이 5단계로 나뉜다. 비급여 보험금을 타지 않은 가입자는 이듬해 보험료가 5% 할인된다. 전체 가입자의 73% 정도가 이 같은 보험료 할인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보험료 할인 효과는 2024년에나 기대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이 관련 통계 확보를 한 후 4세대 실손 출시 3년 이후부터 할인·할증을 적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비급여로 100만원 미만을 쓰는 가입자는 전체의 25%로 예상되는데, 보험료가 그대로 유지된다.
반면 비급여 보험금을 100만원 이상 받으면 최대 2배, 150만~300만원 미만이면 3배, 300만원 이상이면 최대 4배까지 보험료가 뛴다.
기존 실손 가입자들은 기존 상품을 유지해도 되고 7월에 새 상품으로 갈아타도 된다. 신상품으로 갈아탈 때는 별도 심사가 없다. 전환 후 기존 상품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계약 전환 철회 기간은 현행 15일에서 6개월로 연장된다.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탔다가 반년 안에 다시 기존 실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