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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흔 살이신데, 5년 후 목표는 뭔가요?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조선일보, 2021.04.06.)

 

빠른 고령화 그리고 한국 가계 자산의 상당 지분을 보유한  베이비부머(1955~63년생)가 은퇴시기에 들어서면서 시니어 시장이 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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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되어 국민 4명 중 1명은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 인구보다 부양해야 할 인구가 늘어난다는 우려와 출산율 저하에 대한 대책이 분분하다. 그러나 개인의 삶은 인구 구조와 노동력 지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길어진 나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전에 없던 구체적 문제가 생긴 것이다.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댄 길버트는 자신의 미래를 기대하고 상상하는 능력이라고 답했다. 누구나 복권에 당첨되면 뭘 할까한 번쯤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여행을 가는 것보다 가서 뭘 할지 계획하는 시간이 사실 더 즐겁다. 어린 자녀들에게 빼놓지 않고 물어보는 질문이 너는 커서 뭐 될래?”라는 것이다. 청년들에게는 미래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열심히 강조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미래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다. 노후가 이렇게 길어진 신인류의 시대에 인생의 모든 단계를 보는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1980년 한국 인구의 중위 연령은 21.8세였으나 2020년에는 43.7세로 높아졌다. 마흔 살이 돼도 전체 인구 연령의 중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젊은 나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2.7세였고 머지않아 90세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선진 국가들에서 50년에 걸쳐 이루어진 고령화가 한국에서는 20년이 안 되는 기간에 이루어졌다. 게다가 한국은 삶의 만족도가 전 세대에 걸쳐 원래 낮은 편이지만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더 하락한다.

노후 복지 제도가 잘 갖추어진 스웨덴이나 호주는 나이가 들면서 주관적 삶의 질이 향상한다. 사회복지 제도와 공공 연금 등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복지 제도나 경제적 요인만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 또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 쇠퇴할 뿐이라는 시각은 삶의 질을 하락시킬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뇌는 어릴 때 형성되고 그 이후에는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이건 아주 낡은 이론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뇌가 유연하게 변한다는 뇌가소성에 대한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어도 신체적 운동과 새로운 경험은 뇌를 발달시키고 인지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한 예로 미국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60세 이상 성인이 1년간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했을 때 해마의 부피가 2% 증가했고 기억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마는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부위다.

 

연구자들은 이런 변화가 뇌의 노화로 인한 신경세포의 감소를 1~2년 되돌리는 격이라고 설명한다. 나이 든다고 머리가 굳어지는 것이 아니다. 뇌는 적응하고 보완한다.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잘 받아들이고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보이는 성향의 사람들이 뇌의 퇴화나 치매 위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활발한 운동과 새로운 경험, 긍정적인 삶이 뇌의 노화를 막는 것이다.

 

나이 드신 분께도 열심히 물어보자. “내년에 무슨 계획이 있으세요?” “5년 후에 목표가 뭔가요?” 미래에 대한 준비는 현재의 삶에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목표를 추구할 때 나이 듦이 멋질 수 있다. 지금이 가장 멋진 뇌를 가진 날이 될 것이다. 내 나이에서 최고의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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