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협력과 신뢰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권병규 (법무법인 청현 외국변호사,미국 뉴욕주,
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창궐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및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금융시장 혼란, 실업률 증가, 기업실적 악화, 재정 및 금융정책 강화, 사회적 거리두기, 모임 취소, 재택근무, 개학 연기, 온라인 강의와 예배, 지역봉쇄, 격리, 마스크 착용 등 역사적으로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코로나 백신이 개발돼야 혼란이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각국의 지도자들은 위기 대처 능력을 시험받고 있으며,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경제적으로는, 글로벌 무역과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번영을 이룬 자유무역 정신이 위협받는 상황이며 사회·문화적으로는 오프라인에서의 인적 교류가 줄고, 디지털과 온라인을 통한 소통과 교류가 새로운 일상이 되는 사회가 됐다.
코로나 이후의 삶에 대해 경제적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분석하는 경우가 있으나, 코로나19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사실이고,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국가들은 유사한 상황에 대비하여 안보적 차원에서 식량·보건의료기기 등의 국내 생산을 위한 자원배분에 더 신경을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크게 변화하는 세상이 될 것이며, 각국은 경제회복의 수단으로 온라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보건과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원격회의와 재택근무 등이 새로운 일상이 되고, 디지털 경제가 심화되어 인터넷과 데이터를 활용한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이 사회에 더 깊숙이 자리 잡을 것이 예상된다.
한편으로 코로나 이후 사람 사이의 접촉이 적어지고, 인간의 노동을 기계, 컴퓨터, 인공지능(AI)이 대체하는 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이로 인해 문화·예술·교류가 침체하고, 인간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디스토피아가 펼쳐질까 하는 우려다.
변화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는 공동체가 협력과 신뢰를 통해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를 모색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공연의 길이 막힌 예술가들의 온라인 공동 연주 기획과 같은 공동체적 시도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 간 공조, 상황이 어려운 국가에의 진단장비 제공과 같은 보건·의료 협력 등은 인류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시작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