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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간 전세계 대학 절반 사라질 것"

박순찬 특파원 (조선일보, 20.1.20)

 

 

[신년기획 인터뷰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 정규직 줄고 임시직이 일반화평생 8~10개 직업 바꿔 일할 것

          - 2~두달 짧은 교육 수요 높아져 대학도 마이크로대학이 대세된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Frey·66)를 만나기 위해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다빈치연구소'를 찾은 것은 지난달 9(현지 시각)이었다. 2020년 새해를 3주쯤 앞둔 때였다. 덥수룩한 하얀 수염에 빨간 안경, 빨간 보타이를 한 그가 나타났다. "잘 어울린다"고 하자 "빨간 단추가 달린 셔츠도 있는데 최근 2주간 러시아, 한국 출장을 다녀오느라 오늘은 입지 못했다"며 웃었다. 그가 빨간색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미래학자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던지는, 한마디로 도발(挑發)하는 직업인데 이를 위한 일종의 도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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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가 지난달 9(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다빈치연구소'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빨간 안경과 빨간 보타이를 하고 기자를 맞았다. 프레이는 인터뷰에서 "2030년에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사람은 평생 8~10개 직업을 바꿔가며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덴버=박순찬 특파원

 

  프레이는 IBM에서 15년간 기술자와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후 10여 회사를 연쇄 창업한 뒤 1997년 다빈치연구소를 세우고 미래학자로 전향했다. 우리는 보통 "현재가 미래를 만든다"고 하지만 그는 거꾸로 "미래가 현재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1시간 30분 동안의 인터뷰 가운데 그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일자리와 교육의 변화'였다. 그는 "향후 10년간 전 세계 대학의 절반가량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일자리가 변하면 자연히 교육도 달라져야 하는데, 기존 대학들은 이 변화를 따라오기 쉽지 않을 것이란 논리였다.

 

  - 미래 일자리는 어떻게 달라지나.

 "우리는 '초고용(super employment)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정규직은 점차 줄어들고, 2개월에서 짧게는 2시간까지 단기 고용해 일을 맡기는 임시직(gig)이 대세가 된다. 문제는 아무도 우리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으로 똑같은 직업이라고 해도 하는 일은 전혀 달라진다. 자동차 디자이너의 예를 들어보자. 지난 120년간 운전대, 가속페달처럼 운전을 위한 기능에 힘을 쏟았다면 앞으로는 운전 대신 차 안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교사는 학생을 직접 가르치는 대신 AI 교육 로봇과 한 교실에서 협업하게 된다. 과연 똑같은 직업, 일이라고 할 수 있나? 이게 향후 20년간 매우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다.“

 

 - 우리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2030년에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은 평생 8~10개 직업을 바꿔가며 일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매우 구체적인 기술 재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 디자이너, 드론 파일럿이 되는 걸 배우는 거다.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2년간 공부해 새로 학위를 따는 건 말이 안 된다. 대신 2~2개월짜리 짧은 교육에 대한 수요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그런 교육을 제공하는 '마이크로 대학(micro college)'이 대세가 된다.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들이 포진한 기존 대학들은 방향을 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대신 마이크로 대학을 많이 사들일 것으로 본다.“

   그는 저서 '에피파니Z'에서 대학 학위가 '신분의 상징'이었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명문대 학위 하나로 평생을 먹고살던 시대는 가고, 끊임없는 재교육과 세세하게 개인 능력을 평가하는 '정량화된 자아(自我)'의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 미래의 최대 인터넷 기업은 '교육 기업'이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아직 교육에는 효율성을 추구할 부분이 많다.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을 봐라. 몇 시간 만에 '벽돌 깨기' 게임 원리를 마스터하고 최고 점수를 내지 않나. AI 교사 로봇 역시 개별 학생에게 맞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교육법을 찾아낼 것이다. 이 학생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갖는지, 하루 중 언제 가장 학습 효율이 높은지를 속속들이 익히는 거다. 이런 맞춤형 교육법을 적용하면 기존보다 학습 효율이 10배는 높아질 것이다. 2년짜리 학위를 한 달 만에 따는 날이 온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잭 마(Jack Ma)도 지난달 도쿄포럼에서 "이제 기업 CEO는 최고경영책임자(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닌 최고교육(Education)책임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일에 대한 개념이 바뀌는 시대, 교육이 중요한 화두(話頭)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 내수시장 매달리지 말고 초국가적 프로젝트 주도하라"]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에게 '미래 한국을 위한 조언'을 묻자, 그는 한국이 국가 간 초대형 사업을 뜻하는 '메가 프로젝트'를 주도하라고 제안했다.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진 시대인 만큼 내수 시장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초국가적 프로젝트에 투자해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각국을 연결하는 지하 고속터널을 뚫거나, 한국과 일본 간 다리를 놓는 것처럼 수조()달러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가능할 것"이라며 "한국은 5G(5세대 이동통신)를 비롯해 디지털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전면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또 하나의 조언은 "자녀를 많이 낳아야 한다(Have more Kids)"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의 낮은 출생률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민 정책을 바꾸든 북한과 통일을 하든 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2015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은 5년 내 통일될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올해가 그 5년째 되는 해다. 불과 1년 반 전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손잡고 포옹했지만, 북은 지금 한국에 온갖 낯뜨거운 조롱을 퍼붓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올해 통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하자, 그 역시 "가까운 미래에 한국이 통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물러섰다. 다만 "북한의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늘고 있고, 점차 정부 통제를 넘어 사람들이 쉽게 조직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북한과의 관계가 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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