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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법

현안 스님, 분당 보라선원(문화일보 : 2022.04.01.)

 

   - 인간은 다섯가지 감각기관 소유, 마음은 온종일 쉬지 않고 분별

   - 명상은 마음을 멈추게 하는 것, 분별해야 할 때 아니면 쉬어야

   - 분별심은 편견에 기반 두고 있어, 멈추면 더 높은 수준 지혜 발견

 

이번에 소개할 명상법과 수행은 모두 저의 미국인 스승 영화 스님에게서 왔습니다. 그리고 영화 스님의 수행은 그의 중국인 스승 선화 상인의 가르침에 기반을 두었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선화 상인과 같은 조사 스님들은 명상을 매우 진지하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문 선() 수행자들은 동굴이나 산, 계곡 같은 곳으로 떠나서 은둔 수행했습니다.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도심을 떠나서 자연으로 가면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게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도심에서 살아가면서 명상할 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다행히 선화 상인은 1960년대 선, 즉 불교식 명상법을 미국으로 전했고, 그때 도심에서 명상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늘 바쁘고 복잡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차분하게 할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제게 있었던 일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처음 명상을 배운 곳은 미국의 노산사입니다. 노산사의 법당엔 문이 다섯 개 있습니다. 영화 스님은 법문하시거나 우리가 명상할 때 이 문들을 그냥 자유롭게 열어 놓으셨습니다. 그러니 명상을 하거나 법문을 들을 때 아무나 이 문, 저 문으로 마구 들어왔습니다. 어떤 땐 강아지도 들어오고 고양이도 들어왔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곳에 있다고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그런 곳에 앉아 있으면 다섯 개의 열린 곳엔 끊임없이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렇듯 여러분에게도 다섯 개의 문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의 감각기관입니다.

첫째로, 여러분은 귀를 통해 여러 가지 소리를 듣습니다. 예를 들어, 명상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물건을 비닐봉지에 넣어 들고 와서는 계속 부스럭거립니다. 이렇게 우리가 명상하려고 앉으면 많은 소음이 들립니다.

둘째로, 제가 사는 분당 보라선원은 상가 건물에 있습니다. 그래서 점심과 저녁 식사시간이 되면 여기저기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기 시작합니다. 고기 굽는 냄새가 나기도 하고, 매콤한 탕을 끓이는 냄새가 날 때도 있습니다. 음식 냄새가 바람을 타고 콧속으로 솔솔 들어옵니다.

셋째로, 우리는 늘 많은 것을 봅니다. 그리고 눈으로 들어오는 여러 광경은 우리의 마음을 산란하게 합니다.

넷째로, 우리 몸은 날씨에 따라 찬 기운을 느끼기도 하고, 열기를 느끼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먹을 때 우리의 마음은 음식의 향미로 인해 여러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버립니다. ‘, 맛있다’ ‘맛이 고소한데’ ‘어떻게 이게 이렇게 달콤하지’, 이런 생각들 말입니다. 이렇게 우리 마음은 완전히 흐트러집니다.

 

이렇듯 다섯 가지 감각기관이 있어서 우리의 마음은 끊임없이 흔들리게 됩니다. 명상 중에도, 일상 속에서도 감각기관이 우리의 마음을 흐트러뜨립니다. 다섯 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수많은 느낌은 우리 마음에 쉬지 않고 정보로 등록되고 있습니다. 마음은 그렇게 들어온 정보가 무엇인지 식별하려고 노력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마음은 온종일 분별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늘 좋고 나쁜 걸 분별하고 있습니다. 잘생긴 것과 못생긴 것을 분별합니다. 그리고 그걸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학교에 가서, 대학에 가서 더 잘 분별하기 위해 교육을 받습니다. 더 잘 분별할수록 더 큰 보상을 받습니다.

하지만 명상에서는 정반대입니다. 우리는 명상을 통해 온종일 쉬지 않고 돌아가며 정신없는마음을 멈추도록 배웁니다. 그렇게까지 많이 분별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마음속에서 좋거나 나쁘다고 분별하는 것은 오직 상상일 뿐입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헛되다라고 합니다. 선의 세계에서는 덜 분별하도록 훈련하고, 그렇게 마음을 차분하게 만듭니다.

 

여러분이 바른 방법으로 명상하면, 반드시 분별해야 할 때가 아니면 분별하지 않도록 배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 가면, 약속한 업무를 하기 위해 분별을 해야만 합니다. 그땐 분별하십시오. 분석하고 구별해야 합니다. 그건 필요불가결한 일입니다. 하지만 분별해야 할 필요가 없을 때는 마음을 쉬게 해줘야 합니다.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을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명상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분별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분의 마음이 쉬지 않고 계속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명상을 제대로 배우고 실행하면 우리 마음에 휴식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 새로운 기술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명상은 도심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유용합니다. 게다가 바른 명상법을 실행해서 훨씬 더 높은 단계에 이르게 되면, 그때는 결국 분별하는 마음이 필요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늘 비교하고 분별하는 걸 멈추면 모든 상황과 문제를 훨씬 더 명료하게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분별심은 편견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분별하는 것을 모색하고 잡아 쥐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그것을 멈추면 그 뒤에 숨어 있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훨씬 더 효율적으로 판단하고 분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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