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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3단 엔진 왜 46초 빨리 꺼졌나

엔진 아닌 연료주입 계통 오작동 의심

 

이영완 과학전문기자(조선일보 2021.10.23.)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3단형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첫 발사에서 모든 비행 과정을 마쳤지만 마지막 위성 모사체 궤도 진입에서 좌절했다. 3단 로켓이 예정보다 46초 빨리 엔진이 꺼졌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원들은 22일 오전 10시부터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비정상 비행의 원인 분석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3단 로켓 엔진 자체보다는 연료 주입 계통이나 동작 신호를 보내는 전자 계통의 오작동이 가장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누리호는 21일 지구 상공 700궤도에 위성을 대신한 알루미늄 덩어리를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1단과 2단 로켓이 정상 작동하고 3단도 정상 고도에서 위성 모사체를 밀어줬지만 진입 속도가 목표한 초속 7.5보다 낮은 6.7에 그쳤다.

 

위성 진입 속도가 목표보다 높으면 궤도 바깥으로 튀어나가고 낮으면 지구로 끌려들어가 대기와 마찰열로 불타 버린다. 모사체를 궤도에 진입시킨 시간도 발사 후 967초가 아니라 917.8초였다. 엔진이 빨리 꺼지고 궤도 진입도 빨랐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성 모사체가 지구를 한 바퀴도 돌지 못하고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은 발사 직후 브리핑에서 비행 전 계산으로 추정할 때 연료가 부족했거나 엔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1단과 2단 로켓은 연료가 소진되면 자동으로 연소가 멈춘다. 반면 3단은 정해진 고도와 속도에 이르면 연료가 남아도 엔진 중단 신호를 보낸다.

 

항우연 내부에서는 신호 오류와 함께 연료 주입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3단 로켓은 터보펌프로 연료 압력을 높여 엔진 연소실로 주입한다.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연료가 덜 들어가고 엔진도 그만큼 빨리 꺼질 수 있다. 오승협 발사체추진기관개발단장도 연료와 산화제 공급 계통이나 탱크 가압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3단 로켓은 누리호에서 가장 작은 엔진이지만 정상 작동이 결코 쉽지 않다. 7t3단 로켓 엔진은 1단의 75t 엔진보다 힘이 10분의 1이지만 로켓의 크기는 3분의 1이다. 3단은 공기가 희박하고 대기압이 낮은 258이상의 높이에서 마지막으로 연소하기 때문에 화염이 옆으로 퍼져 나간다. 이 때문에 화염에 뿜어져 나가는 노즐을 크게 만들어야 한다. 고정환 본부장은 노즐 등을 고려하면 7t 엔진이 훨씬 더 가혹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리호 개발진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3단 엔진 조기 종료의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영하 270도 견디는 부품 37만개국내 300개 기업의 집념 담겨

[누리호 발사] 12년 연구로 탄생한 극한 기술총결집체

 

유지한 기자(조선일보 2021.10.22.)

 

한국이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5시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화염을 식히기 위한 냉각수 수증기가 구름처럼 발사대를 덮은 가운데 누리호는 땅을 뒤흔드는 굉음과 붉은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날아갔다. 누리호는 1-2단 분리에 차례로 성공한 뒤 발사 167초 만에 지상 700고도에 도달했다. 하지만 위성을 대신한 알루미늄 모사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아쉽게 실패했다.

 

인공위성을 자력 발사할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되는 건 다음 발사로 미뤄졌지만, 한국은 이번 발사로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술적 성취를 거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300여 민간기업이 참여한 개발진은 지난 117개월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동차 부품 수의 18배나 되는 37만개 부품을 조립해 15층 건물 높이의 로켓을 만들었다. 방효충 카이스트는 교수는 우주발사체는 극저온·극고온 환경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이번 누리호는 극한의 기술적 난제를 극복한 결정체라고 말했다.

 

'로켓 심장만든 18290초의 시험

3단 발사체 누리호의 핵심은 로켓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이다. 이번에는 3단 모두 우리 기술로 개발했다. 2단 발사체였던 나로호(2013년 발사 성공) 때는 중력을 이기는 힘을 내는 핵심인 1단은 러시아 로켓을 썼고 우리는 고체엔진을 쓰는 2단만 개발했다.

 

특히 누리호 1단에서 액체엔진 4기를 묶는 기술(클러스터링)은 난도가 가장 높은 기술로 꼽힌다. 75t급 엔진 4기가 하나의 300t급 엔진처럼 한 치 오차 없이 같이 작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백 개의 밸브가 0.01초 단위로 정교하게 엔진을 제어한다. 엔진 하나라도 추력을 제대로 내지 못하면 발사체는 기울어지거나 추락할 수 있다.

 

75t급 엔진은 18418290초의 시험을 거쳤고, 33기의 시험 엔진이 쓰였다. 엔진 개발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했다. 엔진에서 분출되는 섭씨 3300도의 불꽃을 보기 위해 연구진들은 밤을 새우며 시험했다고 한다. 한영민 항공우주연구원 엔진개발부장은 엔진 여러 개를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 덕분에 한국은 다양한 추진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연료와 산화제(연료 연소를 돕는 물질)를 담는 탱크도 극한의 과학이 적용됐다. 가장 큰 산화제 탱크는 높이 10m, 지름 3.5m이지만 두께는 2에 불과하다. 위성을 많이 실으려면 발사체 자체 무게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얇고 가벼우면서도 강해야 한다. 대기압의 6배 정도인 내부 압력과 비행 중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을 견딜 수 있게 제작됐다.

 

발사체 탱크의 주성분은 알루미늄이다. 열 때문에 뒤틀리는 성질이 있어 이를 용접하는 기술은 고난도다. 수백 가지의 공정 중 하나에서라도 작은 흠집이 나면 폐기하고 10개월의 제작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항우연 이상훈 연구원은 조선 강국 한국은 세계 최고의 용접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특급 보안페어링 분리 기술도 확보

2009년 나로호 1차 발사 실패를 불렀던 페어링 분리 기술도 독자 확보했다. 페어링은 발사체 최상단에 한 쌍으로 된 위성 보호판이다. 발사 때 발생하는 150데시벨(dB)의 굉음과 대기 마찰 열로부터 위성을 보호하는데, 정확한 시점에 양쪽으로 갈라지며 분리돼야 한다. 로켓이 단마다 잘 분리돼도 최종적으로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으면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없다. 페어링 분리 기술은 우주 선진국들도 특급 보안으로 관리한다.

 

누리호가 땅을 박차고 이륙할 수 있게 받쳐준 발사대는 현대중공업이 주축이 돼 2016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설계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국산화했다. 나로호 때 발사대는 러시아로부터 기본 도면을 입수해 만들었다이번 발사대에는 나로호 땐 없었던 48m 높이 엄빌리컬 타워가 있었다. 발사체 옆에서 전기와 추진제를 공급하는 일종의 탯줄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나로호 때는 추진제와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가 발사체 아래에 연결돼 있었다. 발사체를 잡아주는 지상 고정장치는 엔진 점화 이후 300t의 추력에 도달할 때까지 안전하게 잡아주다 부드럽게 놔줬다. 4개의 고정장치가 오차 없이 동시에 작동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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