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독감의 증상 차이 구분법
윤희영 에디터(조선일보, 2020.09.24.)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창궐하는 쌍둥이 팬데믹,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감염병은 증상이 비슷해 헷갈릴 수도 있어 불안감을 더한다.
둘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매우 흡사한 증상들을 보이기는 하지만, 나타나는 순서가 약간 다르다.
<코로나19>의 첫 번째 증상은 고열로 시작된다. 이후 기침, 욕지기·구토, 설사 순서로 진행된다. 첫 증상인 고열은 미열로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돼 오한이 느껴지기도 한다.
두 번째 증상은 기침이다. 독감과 달리 코로나19는 마른 기침인 경향이 있다. 이어서 인후염, 몸살, 두통 등이 뒤따르기도 한다. 다음엔 욕지기와 구토가 나타나기도 하고, 식욕부진과 복통 같은 소화기 계통 증상이 이어지기도 한다.
가장 나중에는 설사 증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미각이나 후각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이런 증상들은 독감에서는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다.
<독감 증상 유형>은 코로나 19와 거의 같지만, 한 가지 중요한 예외가 있다. 고열과 기침이라는 첫 두 증상이 나타나는 순서가 거꾸로다. 코로나 19는 고열로 시작되고 기침 증상이 뒤를 잇는데 비해 독감은 기침이 먼저 나오고 고열이 나중에 발생한다.
독감은 기침 등 증상이 감염 이후 1~4일 이내에 급작스럽게 발현하는 것과 달리 코로나19 증상은 감염되고 2~14일이 지나서야 나타난다. 또 독감은 인후염과 두통이 기침과 거의 같은 시기에 나타나는데, 코로나19에선 이런 증상들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콧물이나 코막힘, 재채기 현상이 생긴다면 이것도 코로나19가 아니라 독감에 걸린 증상이라고 판단하면 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며, 손을 자주 씻으면, 3중으로 이로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확산을 줄이고, 독감 전염 가능성을 낮출 뿐 아니라 일반 감기 위험도 방지할 수 있는 ‘일거삼득(一擧三得)’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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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비슷한 독감·코로나… 이럴땐 Q&A
양지호 기자(2020.09.28)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578만명분(도즈)이 상온 노출되면서 국가 예방접종 사업이 지난 22일부터 최장 2주 동안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백신 접종을 못 받았는데 ‘호흡기 증상, 발열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늘고 있다.
독감과 코로나는 기침·가래·콧물·발열·두통 등 의심 증상이 비슷한데 독감 백신 접종까지 늦춰지면서 구별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자·만성질환자 등 코로나 고위험군은 코로나·독감 진단검사를, 청·장년층은 집에서 2~3일 약을 먹지 않고 쉬면서 증상을 지켜보라”고 했다. 곧바로 감기약·해열제 등을 복용하면 코로나 의심 증상이 사라질 수 있어 코로나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게 지연되므로 될 수 있으면 약은 피하라는 설명이다.
Q. 65세 이상 고위험군인데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A. 바로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65세 이상,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자가 해당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고위험군은 유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코로나 검사를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고위험군은 해열제 복용시 코로나 증상이 사라질 수 있어 가급적 진단 검사 전에는 약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Q. 고위험군이 아닌 청장년층도 병원에 가야 하나?
A. 3~4일 집에서 쉬면서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흡곤란같이 증세가 심각할 때는 연령대에 관계없이 코로나 진단검사부터 받아야겠지만 경증일 때는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며 “청·장년층은 2~3일 집에서 쉬면서 가급적 감기약, 해열제 등을 복용하지 말고 증세를 지켜보면 좋겠다”고 했다. 독감과 코로나 양쪽이 모두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대부분 경증으로 앓고 넘어가는 젊은 층은 해열제 등을 먹고 직장에 가거나 병원을 찾으면 코로나 추가 전파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Q3. 백신 접종을 맞지 않은 아이(영·유아, 청소년 포함)가 38도 넘는 고열 증세를 보인다면?
A3. 해열제를 먹이고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것을 권한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8세 이하는 코로나를 앓아도 38도 이상 고열 증세가 나는 경우가 드물었다”며 “아이가 고열 증세를 보일 경우 독감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도록 하라”고 말했다.
Q4. 독감 유행이 본격화할 시기는 언제인가?
A4. 일반적으로 독감 유행은 11월 중순부터 시작돼 12월과 1월에 정점을 찍었다. 김우주 교수는 “9~10월까지는 호흡기 증상과 발열 증세가 나타나도 코로나일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코로나가 모두 의심되는 경증 환자의 경우 의사에게 전화로 증상을 설명하고 의사의 처방이나 코로나 확진 검사 권고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흡기 증상 등 코로나·독감 의심 증상 발생 시 환자 자신이 판단하기는 어려우니 비대면 진료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에 걸린 상태로 독감인 줄 알고 병·의원을 방문하는 사태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