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집안 풍경...구리 욕조·세라믹 식탁·놋그릇
항균 기능 탁월한 제품들 인기 “주방은 락스로 자주 닦으세요”
최보윤 기자(조선일보 2020.10.20.)
주부 김자영(40)씨는 얼마 전 십년 넘게 쓴 식탁을 버리고 새 식탁을 들여놨다. 요즘 유행하는 ‘거실 다이닝룸 트렌드’에 맞춰서다.
코로나 때문에 가족들이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거실이 ‘홈 카페’이자 ‘홈 오피스’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특히 주목한 것은 항균 기능이 있고 관리하기 쉬운 제품. 각종 흠이나 긁힌 자국 속으로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주방·거실 인테리어 트렌드도 바꾸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포브스지는 ‘코로나가 바꾸는 홈인테리어’라는 제목으로 항균 기능이 탁월한 세라믹·도자기 소재 식탁과 식기, 구리로 된 욕조나 그릇 등 각종 소품이 홈 인테리어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소셜미디어에 ‘#세라믹식탁’ 게시물이 7만여개에 달한다. 한샘 관계자는 “세라믹소재는 100% 천연 광물인 점토, 석영 등의 원료를 고밀도로 압축한 다음 1톤 이상의 높은 압력을 가하고 1200도~1400도 사이의 고온에서 구워 만든 친환경 소재”라며 “열에 강하고, 오래 쓸 수 있으며 수분 흡수율이 0.1% 미만이어서 쉽게 오염되지 않고 세균 번식이나 음식물로 인한 변색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습기를 머금으면 세균 번식이 쉽다. 포브스는 “최근 몇 년 사이 인기를 끌었던 대리석은 상대적으로 주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리석은 다공성(多孔性·내부 또는 표면에 작은 빈틈을 많이 가진 상태) 재질이라 오염 물질이 빠르게 스며든다. 대리석의 고급스러움을 연출하고 싶다면 세라믹 표면이 대리석(마블링)처럼 표현된 제품을 고르면 좋다.
엘리베이터 버튼에 붙은 구리 항균 필름처럼, 항균 기능이 뛰어난 구리 역시 인기 소재다. 지난 4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 속한 연구자들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플라스틱과 강철 위에서 72시간 동안 존재하지만, 구리 위에서는 4시간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 호텔 스타일의 구리 욕조 인테리어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이고, 구리가 78% 함유된 방짜유기 그릇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했다.
특히 주방용품은 물기가 많이 닿기 때문에 관리도 중요하다. 서수경 라이프 스타일리스트는 “세척만큼 중요한 것이 ‘건조’”라면서 “항균 도마나 UV 살균 식기 건조기 등을 이용하고, 의류엔 스팀 기능이 있는 스타일러를 사용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 말했다. 또 “락스 성분의 1회용 물티슈로 주방을 수시로 닦거나, 가정용 락스를 물과 1대50 비율로 섞어 장갑을 끼고 행주로 닦아내는 것이 가장 가성비 좋은 살균 방법”이라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락스 냄새는 곰팡이 같은 세균이 죽으면서 나는 냄새라 반드시 환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