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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대의 기록] 

 

학생들은 성장하고 있다

 

이형래 ㅣ 원로교사·전 서울사대부설초 교장

(한겨레 2020.11.12)

 

육은 내적 성장을 꾀한다. 사람이 내적으로 성장하면 마음이 커지고 넓어진다. 현상에 대한 본질과 뿌리 지향의 생각과 태도를 갖게 된다. 내적으로 성장한 사람은 사랑의 의미를 알고 실천하므로 늘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공감한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걱정하는 의견이 많다. 마땅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학력이라는 말의 본질적인 의미를 생각해보면 다른 의견이 나온다. 학력을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이나 기술 따위 능력으로 보면,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 없이 보낸 시간이 길었고 그 때문에 교과 학습을 심도 있게 하지 못해 학생들의 학력은 미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교사와 소통하면서 학습한 내용을 응용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융합역량이나 지혜력은 떨어졌다고 볼 수 없다. 학생들의 생각은 더 깊어졌고 학생들은 더 진지해졌다. 학생들은 내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다음은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수업 중에 쓴 글의 일부분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나의 평범한 일상이다. 항상 바쁘고 지친 생활 속에서 사람들은 잠시 소중한 존재를 잊고 살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에 들어서면서, 그리고 자신의 자유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무엇이 소중한지 하나둘 깨닫게 되었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생기기 전까지는 매일 다녔던 학교와 평범한 나의 학교생활이 그렇게 소중한지 깨닫지 못했다.”(서울사대부설초교 6학년 유○○)

 

“‘코로나19’로 내가 알던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학교는 온라인 등교로 전환되었다. 주말에는 밖으로 나가 마음껏 놀 수도 없다. 이제 마스크는 신체의 일부가 되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누리고 있었다. 그저 너무 당연한 것들이었기에 그 사실을 잊고 지냈을 뿐이다. 이제 자유롭게 외출할 권리는 그 문구 자체로 나를 설레게 한다. 작년에 이 말을 들었다면 피식웃음이 나왔을 텐데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내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당연한 것들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생각이 바뀌었다. 당연했던 일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졸린 눈으로 이불 밖을 벗어나는 건 괴로운 일이었다. 책가방을 메고 터벅터벅 걸어나갈 때면 다시 집으로 되돌아가서 자고 싶은 생각뿐이었으니까. 하지만 2020, 나에게 등교일은 황금 같은 주말보다 더 소중해졌다. 꼭두새벽부터 눈이 번쩍 떠진다. 콧노래를 부르며 문을 나선다. 지금 이○○에게 소중한 것은 일주일에 세 번 찾아오는 등교일이다.”(서울사대부설초교 6학년 이○○)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나태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삶을 살아간다. 벌써 11월이라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 학교에 몇 번 가지도 않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잠시 쉬면 오후 2시다. ‘코로나19’로 인해 시간이 두 배 빨라진 기분이다.

코로나19’ 시대에도 시간은 역시 귀하고 소중하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계속 흘러가는 일분일초가 귀중하다. 내가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 내 삶에 도움이 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코로나19’로 시간이 빨라진 것처럼 느끼지만 지금 내 앞에서 흐르고 있는 이 한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나중에, 우리의 삶은 더 나아질 것이다.”(서울사대부설초교 6학년 강○○)

 

지금, 대한민국 학생들은 이렇게 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스스로 감사하며 자신의 삶의 태도를 다잡고 있다. 이 세계의 연결성과 연대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생긴 이 모든 고통도 이 세상 사람들이 함께 극복해야 한다는 것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시대 안에서 학력보다 더 가치 있는 삶의 지혜와 태도를 내면화하고 있다. 이렇게 대한민국 학생들은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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